[논객닷컴=김대복] 나이가 들수록 입마름 호소 비율이 높아진다. 중년 이후, 특히 노년에는 침 분비가 적고 입으로 숨 쉬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타액이 적은데 입으로 숨까지 쉬면 구강이 더욱 건조해진다. 입마름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게 구강건조증이다. 60세 이상에서는 절반 정도가 고통 받는 데, 남성 보다는 여성에게 많다.
구강건조증 주요 원인은 노화에 따른 타액 감소다. 노인의 신체 기능은 젊은 날과 같지 않다. 노화는 신진대사 능력 저하를 부른다. 침의 분비량도 크게 떨어진다. 장년은 하루 1000~1500ml의 침을 생성한다. 그런데 70대쯤 되면 타액 분비량이 하루 500ml 정도에 머문다. 수치상으로는 젊은 날에 비해 구강건조증 가능성이 3배나 높은 셈이다.
또 하나는 염증에 의한 타액 감소다. 침샘이 만성 염증으로 인해 손상되면 타액 분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만성질환은 당뇨, 빈혈, 쇼그렌증후군 등이 있으며 침 분비가 영향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타액 감소다. 긴장을 하거나 흥분하면 입이 마르게 된다. 불안, 우울,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자율신경계가 영향 받아 침 분비가 준다. 이밖에 봄철의 건조한 날씨, 갱년기 여성의 호르몬 변화, 음주, 많은 땀 배출도 입 마름의 변수다.
구강건조증은 구내염 등의 구강질환, 타액선염,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입냄새 우려가 높다. 이유는 크게 입마름, 세균증식, 소화불량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맑은 타액은 이동성이 좋다. 반면 타액이 부족해 진한 침으로 남으면 흐르지 못한다. 입안을 세척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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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항균작용 저하다. 입안이 건조하면 침의 영양분으로 각종 세균이 증식한다. 타액에 포함된 면역글로블린 A(IgA), 락토페린(lactoferrin), 리소자임(lysozyme), 페록시다아제(peroxidase) 등의 항균물질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셋째, 위장기능 약화다. 침에는 소화효소 알파 아밀라아제(α-amylase) 단백질이 있다. 탄수화물 소화에 큰 역할을 하는 아말라아제는 하루에 약 1.6mg 생성된다. 인체에 필요한 양의 40%가 침샘에서 만들어진다. 침의 분비가 적으면 소화력, 위장기능에 지장이 생긴다. 이 같은 세 가지 악 조건에 포함될 가능성은 노인이 높다. 그렇기에 나이가 들면 젊은 날에 비해 구취, 체취 발생이 많아진다.
구강건조증으로 인한 입냄새 완화법은 침 분비가 잘 되는 환경 조성이다. 영양과 물을 충분히 보충하고, 야채와 과일을 즐겨 찾는 게 좋다.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양치를 깨끗하게 해 입안 청결을 유지한다.
구강건조증과 입냄새 치료는 먼저 타액 분비량을 확인한다. 다음으로 침이 정상 분비되지 않은 원인을 파악한다. 침샘에 영향을 주는 염증성 질환, 호르몬 변화, 단순 노화, 정신적 스트레스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또 대부분은 소화불량을 동반하기에 원인과 함께 장부기능을 강화하는 처방도 필요할 수 있다.
입냄새는 신진대사 저하와 함께 심리적인 요소가 크다. 축적된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에 열이 쌓이는 심화와 연관성이 높다. 심화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을 무너지게 한다. 한의학적 치료는 심신의 균형 회복을 추구한다. 전반적으로 오장육부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장기의 열을 제거해 심신의 안정과 면역력을 강화하는 처방을 한다. 이 같은 근본치료를 할 때 혀의 갈라짐, 구내염 등을 포함한 입마름과 입냄새의 재발 가능성이 낮아진다.
김대복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